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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POP을 넘어 한류3.0 ＜2부＞ ① ◆



아프리카 서부 내륙에 있는 인구 1400만명의 나라 부르키나파소. 가나 북쪽에 자리한 이 나라의 수도 와가두구에서 한국 교육계에 꽤 의미 있는 행사가 이달 열린다.

아프리카 53개국 교육ㆍ과학기술부 장관 협의체인 `아프리카교육발전협의회(ADEA)`가 `한국의 교육`을 귀빈으로 맞이한 것이다. ADEA는 3년마다 총회를 여는데 올해 `ADEA 2012`의 사전행사로 `한국의 날`을 개최한다. ADEA가 총회 때 특정 나라의 날을 지정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의 성공에 깊은 인상을 받은 이들이 한국 교육 시스템을 배워보자고 나선 것이다.

교육에서도 한류 바람이 불고 있다. K팝을 넘어 K듀(DUㆍeducation)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 드라마와 K팝에 대한 관심은 한국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우리의 경제적 성공이나 문화 등에 깊은 인상을 받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한국을 배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을 더 알기 위해 한국어 자체를 배우려는 사례도 있고 한국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됐던 `높은 교육열과 교육 시스템`에 대해 연구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ADEA에는 아프리카 주요국 대통령과 교육 및 과학기술부 장차관, 국제원조기구 대표 600여 명이 참석한다. 총회장에 마련된 `스마트 코리아` 홍보관에서는 한국의 스마트 교육과 e러닝에 대한 기술도 전수할 예정이다.

또 `한국의 날` 행사 때는 한국의 교육ㆍ과학기술 발전 경험과 노하우가 소개된다. 아프리카 교육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함께 참여해 `스마트 클래스` 등 교육 솔루션과 관련 기기를 지원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에티오피아의 아다마국립대가 한국인 이장규 교수를 총장으로 발탁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검은 대륙에서 `교육 한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모습이다.

중동도 예외가 아니다. 이달 13일부터 5일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박람회의 주최 측이 마련한 홍보 리플릿에는 `Why South Korea?`라는 코너가 소개돼 있다.

여기에는 한국이 `교육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나라 중 하나`로 소개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측은 `읽기, 수학 세계 1위, 과학 세계 2위, 초ㆍ중ㆍ고교에 초고속인터넷 환경을 도입한 첫 번째 국가` 등을 주빈국으로 선정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K듀는 해외에서 몰아치고 있는 한국어 배우기 열풍에서 진면목이 드러난다. `한국어 불모지`로 불렸던 프랑스도 교육 한류를 비켜가지 못했다.

`와인의 고장` 프랑스 보르도에 있는 프랑수아마장디공립고교가 한국어를 정규 과목으로 채택한 것이다. 프랑스 소르본대에 한국어 강좌가 개설된 지 55년 만에 정규 과목으로 진입한 쾌거다. 프랑수아마장디고는 보르도의 명문 외국어 특성화 학교로, 1학년 20명이 일주일에 3시간씩 한국어 수업을 받고 있다.



프랑스에서 한국어 인기는 지난해 6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K팝 가수`들의 파리 공연 이후 두드러졌다. 주프랑스 한국문화원에 개설된 한국어 강좌는 새벽부터 수강 신청을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1997년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SATⅡ)에 한국어 과목이 채택되면서 1999년부터 시작된 한국어 채택 지원 사업은 사업 초기에는 미국과 호주 등 몇 개국에 한정됐으나 2011년도에는 24개국을 지원했다. 그 결과 지난해 말 현재 세계 22개국의 691개 초ㆍ중등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특히 지난해 태국 정부의 공식 요청에 따라 54명의 한국어 교원 전공자를 태국 현지 51개 고등학교에 파견했다. 그 결과 한국어를 배우는 곳이 전년도에는 11개교에 불과했으나 1년 만에 5배 이상 증가한 59개교로 늘어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최근 중국에서도 200여 개 대학에 한국(어)학 관련 전공이 개설돼 있다.

이 같은 한국어 열풍으로 외국인들의 한국어 사용 능력을 평가하는 `한국어능력시험(TOPIK)`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1997년 제1회 시험부터 2011년 제24회 시험까지 총 47개국 162개 지역에서 74만5000여 명이 응시했다.

한국의 교육이 `유명 수출품`으로서 자리 잡은 데는 교육 공적개발원조(ODA)에 대한 정책적 노력도 한몫했다.

200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DAC(선진국의 개발도상국 원조를 통괄하는 OECD 산하 기구) 가입을 계기로 교육 분야 ODA 수요가 급증하게 되자, 교육과학기술부는 건국 이래 2010년까지 한국의 교육 발전 과정을 분석해 총 11개의 `한국형 교육 개발 협력 모델`을 교재로 만들어 개도국에 보급하고 있다.

교육 한류의 훈풍은 국내 영어 교재 개발 업체들에도 불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개발한 토종 영어 교재가 미국 일본 중국 이집트 등 세계 곳곳에 수출되면서 새로운 한류 열풍의 주연으로 떠올랐다.

능률교육은 어린이용 영어 원서ㆍ교재 브랜드 `빌드&그로` 시리즈를 전 세계에 수출하고 있다. 2009년 10월 처음 수출할 때만 해도 대만에 4000부를 수출하는 게 고작이었지만 작년에는 12만5000부를 수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타임교육의 링구아포럼은 2000년 설립 이후 2003년부터 토플 교재와 판권을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2012년 2월3일 금요일 매일경제


[김웅철 기자 / 김제관 기자/김규식 기자]